별의 밝기에 대한 척도가 있다.
기원전 135년경 히파르코스가 별을 밝기에 따라 1등급에서 6등급으로 분류한 것이다. 하늘에서 가장 밝은 별들을 1등급, 눈으로 겨우 볼 수 있는 별들을 6등급으로 정하였다.
이후 등급 시스템이 체계화되면서 현재는 1등급이 6등급보다 100배의 밝기를 가지도록 정의하고 있다. 그래서 특정 등급의 별은 그다음 등급의 별보다 정확히 2.5배 밝도록 정의되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거의 차이는 없지만 2.512배에 더 가깝고, 1등급이 6등급보다 100배 밝다는 것은 정확하다.
1등급 별보다 밝은 별은 0등급이나 마이너스(-) 등급을 가질 수도 있다. 이를테면 밤하늘에서 가장 밝은 항성인 시리우스는 -1.5등급이다. 물론 6등급보다 어두운 별도 그보다 높은 숫자의 등급을 갖게 된다.
지구에서 보이는 정도의 밝기는 겉보기 등급이다. 그러나 별의 거리는 제각기 모두 다르기 때문에 겉보기 등급으로 별의 실제 밝기를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이 때문에 별의 실제 밝기를 비교하기 위해서는 절대 등급을 사용한다. 절대 등급은 별을 지구로부터 10파섹(=32.6광년)의 거리에 놓았음을 가정했을 때 지구에서 보이는 밝기이다.
별의 거리가 모두 같은 것으로 가정했으므로 별의 밝기만 등급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따라서 절대 등급으로 별의 실제 밝기를 알 수 있는 것이다. 겉보기 등급으로 무려 -26.74등급인 태양의 절대 등급은 고작 4.8등급에 불과하다.
겉보기 등급과 절대 등급을 모두 알고 있다면 이를 이용해 별의 거리 또한 구할 수 있다.
세페이드 편광성 같은 경우에는 변광 주기와 별의 절대 밝기가 비례한다는 사실을 통해서 별의 절대 등급을 구할 수 있고, 이를 통해 별까지의 거리를 알아낼 수 있다.
마찬가지로 겉보기 등급과 별의 거리를 알고 있다면 절대 등급을 구할 수 있다. 세페이드 변광성등과 같이 규칙적인 밝기 변화를 보이지 않는 일반 별이나 천체들은 연주 시차 법이나 허블 상수를 통해 거리를 가늠한 후 그를 통해 절대 등급을 구할 수 있다.
지금도 이런 등급을 쓰는 것은 일반적인 숫자 개념에 반하여 문제가 있지만 2천 년을 넘게 사용해온 것이기도 하고, 딱히 대안이 될 만한 수치나 단위계의 등장도 없다. SI 단위계 기반의 광도(Luminosity), 광선속(Flux) 등이 이것보다 훨씬 직관적이지 못하다. 물론 가장 명확한 이유는 이전부터 계속 쓰던 것이기 때문이다.
모르는 사람이 보면 하필 지구 기준으로 그렇게 아주 밝지도 않은 별인 베가(직녀성)를 0.0등급으로 잡는 바람에 마이너스 등급의 별들이 탄생하게 되었다.
베가는 하버드 분류계의 기준이 되는 별이다.
무려 상대 등급 0.0에 하버드 분류 상 A0형 별. 국내에서도 직녀성으로 나름 이름이 알려진 별이고, 이 별의 이름을 따서 당차게 스마트폰의 기준이 되겠다! 라는 의미에서 휴대폰 브랜드의 이름으로 채택된 경력이 있다.
더불어 히파르코스가 정한 별의 등급은 어디까지나 '지구에서 보이는' 별들을 '지구에서 봤을 때'의 밝기를 기준으로 등급을 나누었기 때문에 얼마든지 밝은 별이 있을 수 있고, 얼마든지 더 어두운 별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은 아예 빼고 정한 등급이다.
이것을 이후의 발견에 맞추다 보니 이렇게 된 것으로 딱히 히파르코스에게는 죄가 없다. 절대 등급이 -20 아래인 은하나 퀘이사에 대해서 이야기하고자 하면 그냥 숫자가 이만큼 크다 정도로 요약할 뿐, 어차피 그것들이 10pc 거리에 오면 너무 크기 때문에 관측자를 아예 집어삼키고도 남는다.
당장에 우리 은하의 형태조차 몰라서 전전긍긍했던 과거를 생각해보면 딱히 이런 천체들의 등급이 그렇게 의미가 크다는 생각은 들지 않을 것이다. 전공 심화 혹은 연구 과정으로 가면 이 등급조차도 그냥 계산을 위한 숫자의 일부이지 아주 중요한 요소로 꼽히지 않기도 한다.
그 외에 분야 특유의 폐쇄성 혹은 전문성도 한몫 했다고 볼 수 있다. 이 점은 거리 단위라거나 각종 용어 등에서도 그대로 나타나는 점. 이는 타 분야에서도 종종 나타나는 현상으로 전자기학 분야에도 전류의 방향이 있고, 번역의 문제이지만 역학 분야에도 속도와 속력의 벡터, 스칼라 용어 일관성 문제 등이 존재한다.
이런 일반인의 시점에서 이해하기 힘든 분야는 종종 있지만 아무래도 수치를 이용한 계산 영역으로 들어가지 않는 사람들의 기준에는 '아, 쟤가 1등 별이구나' 하는 정도로 인식되고 넘어가는 탓에 의외로 별 말이 없는 부분이기도 하다.
다만 그저 그것을 배우는 중등, 고등 교과과정에서는 조금 애를 먹긴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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